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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문제

by JJONY 2019.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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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우리 집 문제

읽은 기간 : 2019 6 28 ~ 7 1

작가 : 오쿠다 히데오

출판사 : 재인


본문 中-

신입 사원의 5월 병

결혼한 지도 달, 자신은 신혼의 5월 병이다.

우리 마나님은 결혼하기 전에 친정에 살았기 때문에 한 지붕 아래서 누구랑 같이 사는 생활에 익숙할 거야. 하지만 내 경우는 그렇지 않거든. 학생 시절부터 14년을 혼자 살았으니 오랜 세월에 걸쳐 몸에 밴 나만의 생활 습관이 있단 말이지.” page. 27

 

저 여자는 결혼해도 절대 저녁을 짓지 않겠지, 그런 쓸데없는 상상을 했다. page. 28

 

그런데 왜? 매일 저녁 정성 들여 손수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그게 왜 싫지?”

너무 분발하니까 이쪽에서 부담스러운 거지.”

혹시 행복에 익숙하지 않은 거 아니야?” page. 30

 

그런데 전에 내 상사였던 부장님이 나타나서 열변을 토하는 거야. 부부 생활은 서로 맞춰 가는 거다, 서로 다른 게 당연하다, 가치관이 다른 것을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오히려 다른 편이 자식을 키울 때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자식은 부모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동시에 보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유일한 가치관보다 훨씬 좋다, 그렇게 말이야.”

그 부장님이 이런 말도 했어. 부부 싸움을 한번 피 터지게 해 보라고.”

부부 싸움을 해서 서로의 감정을 다 토해 내고 털어 버리래. 어차피 싸우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말이지.” page. 61

 

가족의 불행은 그 어떤 일보다 마음이 아프다. 이런 기분을 느끼기는 두 살 아래 남동생이 고등학교 시절 뼈아픈 실연을 당하는 걸 옆에서 본 후로 처음이다. page. 68

 

느닷없이 선수 아내들의 기분이 상상되었다. 스포츠 선수의 아내는 자기 남편이 직장에서 어떤 입장에 있는지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게 된다. page. 76

 

그에게도 가족이 있을 것이다. 갚아야 하는 대출금도 있을 것이고, 아이들 교육비도 들 것이다. 악의도 전혀 없어 보인다. 러시아나 중국에 가면 흔한 타입의 점원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두둔하고 싶어 진 것이다. “혼내실 것까지는 없어요. 별일 아니니까요. 계란 정도는 들고 가도 괜찮아요. 그렇죠. 깨질 염려가 있는 물건은 들고 가는 편이 안전하죠. 그래서 배려한 건지도 모르는데, 화를 내서 죄송해요.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서는 아닐 거예요.” page. 86

 

한마디로, 다음 수를 준비하지 않는 타입이야. 오빠는 원래 준비성이 없잖아.” 그 지적에 메구미는 마음속으로 무릎을 쳤다. 그렇지. 세상에는 준비성이라는 능력이 있다. 슈이치는 준비라는 걸 모른다. 예를 들어서 택시를 탔을 때도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에 지갑을 꺼낸다. page. 98

 

메구미는 배 속의 아기에게 말을 걸었다.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엄마는 딱 두 가지만 바람께. 농담이 통하는 사람일 것. 그리고 포기하지 말 것. page. 113

 

모든 치료법은 시행착오에 지나지 않는다. 마음의 병이므로 마음에 자극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면술이든 충격 요법이든. 다만 어느 책에나 공통적으로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 점에는 납득이 갔다. 어젯밤, UFO를 만난 사실에 대해 털어놓은 다쓰오는 어딘가 모르게 후련해 보였다.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역효과를 부른다. 등교 거부 아동도 학교에 가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 주는 것만으로 고통에서 해방된다고 한다. page. 189

 

어머니, 저도 도울게요.”

사요가 엉덩이를 든다.

아니다. 피곤할 텐데 그냥 앉아 있어.”

아니에요. 저도 거들게 해 주세요.”

그러면서 사요가 가방에서 앞치마를 꺼낸다. 그 용의주도함에 고이치는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이렇게 세심한 면이 있다니,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여자로만 알고 있었다. page. 241

 

무심결에 매제의 셔츠 가슴 주머니에 눈길이 갔는데 담뱃갑이 비쳐 보였다. 공항에서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 대도 피우지 않았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매제, 담배 피워도 돼.” 고이치가 말했다. “나도 한 대 주고. 가끔은 피우고 싶어 진단 말이자.” 그러지 않으면 매제가 조심스러워서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page. 241

 

계란찜을 먹는데 안에 껍질 붙은 닭고기가 들어 있었다. 사요는 닭고기의 오돌토돌한 껍질을 식탁의 악몽이라며 진저리 친다. 어떻게 하나 걱정스러워하며 보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입에 넣는다. 다음 순간, 목이 살아 있는 생물처럼 움직였다. 그대로 삼킨 모양이다. page. 242

 

수리를 해서 완전히 새 욕실이었다. 칸막이가 없고, 곳곳에 손잡이가 붙어 있다. 노년을 맞은 부부가 앞으로도 당신들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 비슷한 것이 느껴져 가슴이 약간 찡했다. page. 259

 

아무튼 여자들은 생활수준이 비슷하지 않으면 친하게 안 지내요. 그런 부분에 여자는 아주 민감하거든요.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를 때도 혼자서만 비싼 계란이나 마블링 좋은 소고기를 카트에 담으면, 그것만으로도 , 이 사람은 우리와 수준이 다르구나.’ 한다니까요. 그런 마당에 남편의 벌이가 열 배도 넘게 차이 나면 아예 대화가 안 된다고 생각할 거예요.” page. 293

 

하겠다고 하면 단편 써줘야 하잖아.”

그건 그냥 해 본 소리예요. 안 쓰셔도 돼요, 조건은 아니고, 혹시 사모님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소설로 쓰고 싶은 마음이 드시거나, 몇 년 후에 그때 있었던 일을 글로 남기고 싶어 지면 그 원고는 저희에게 주세요.”

담당 여사가 유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문예 편집자들이란 이런 식으로 씨를 뿌리는 게 일이다. page.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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