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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동화 3권

by JJONY 2020. 2. 19.

책 : 그림동화 3

작가 : 키류 미사오

읽은 기간 : 2020214~ 217

출판사 : 서울문화사


본문 中-

빨간 모자는 마치 터질 듯 벌어진 늑대의 뱃속에 계속 돌을 채워 넣었다.

언뜻 잔혹한 행위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 배를 가르고 돌을 채워 넣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상한 행위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12세기 이후, 죄인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제거한 뒤에 그 안에 돌멩이를 채워 넣는 처형 방법이 실제로 실행되고 있었다.

이제 알았지? 이제 네가 임신을 해서 고통을 맛볼 차례야!”

하지만 아무리 힘을 써도 뱃속의 아이는 나오지 않을걸.” 빨간 모자』 page. 58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지배당하는 것. 그런 의미 없는 게임에 몰두하는 건 남자들만으로 충분해. 정치 게임, 전쟁 게임. 그런 건 어리석은 남자들의 전매특허로 내버려 두자. 그보다, 좀 더 자유롭고 따뜻한 여자들만을 위한 국가를 만드는 거야.” “모두 당연한 말이기는 하지만 무리예요.” 빨간 모자가 다시 냉정하게 끼어들었다. “일단, 각자 집으로 돌아가세요. 이곳은 버려진 여자들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는 장소가 아니니까요.” 빨간 모자page. 61

 

모시 요시노부에 의하면, 서유럽 중세부터 종교 개혁 시기에 걸쳐서 붉은색은 반사회적인 인물을 차별하는 표시로써 창녀나 형리, 한센병 환자들이 몸에 부착하도록 강요되었던 색깔이며 창녀가 즐겨 이용한 색깔, 악마의 색깔로 일반인들에게는 경멸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붉은색은 이처럼 선정적인 색으로 위험을 나타내며 이런 마이너스 이미지가 있는 색깔의 두건을 쓰고 있는 소녀에게 남성(늑대)이 가볍게 말을 건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이고 손녀에게 빨간 모자를 선물한 할머니나 그런 두건을 착용하도록 허락한 어머니에게 오히려 중대한 실수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page. 77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면서 루소의 고독한 산책인의 몽상을 뽑아 들더니 프란츠가 보는 앞에서 발기발기 찢어버렸다. “이런 책을 읽어보아야 먹고사는 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 이건 병자, 정신병자의 헛소리야.”

정신병자의 헛소리?’

프란츠는 입속으로 그 말을 되씹었다.

그럼 아버지의 말과 행동은 정신병자의 헛소리가 아닌가요?”

프란츠가 냉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비인간적이고 기계적인 가치관. 약자는 사정없이 짓밟아버리는 경쟁사회. 그 안에서 인간다운 감정은 모두 잊어버리고 악착같이 살아가는 동안에 인간은 짐승으로 변해가는 것 아닌가요?” 돼지 죽이기 놀이page. 166

 

왠지 시시해졌어. 그 녀석이 우는 모습을 보는 것도,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왠지 정형화되어버린 것 같아서 재미없어. 뭔가 박력이 부족해.” 돼지 죽이기 놀이page. 174

 

그러나 여기에도 어떤 음모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여자의 또 다른 속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순수한 사랑에서 나오는 행동이라고 누가 증명할 수 있을까. 여기에 여자의 에고이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누가 잘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이런 행위가 귀찮게 느껴지면서 프란츠는 리슬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너도 곧 나를 구속하게 될 거야. 결국 여자는 평화롭게 사는 걸 좋아하니까.” 돼지 죽이기 놀이page. 180

 

너는 그 남자를 원망하지 않니? 그리고 너를 괴롭히는 그 남자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니?”

그 사람들도 불행하다고 생각해요. 저를 때리는 것으로 그 불행을 잊고 싶은 것이지요. 저를 때리는 것으로 그 남자가 다음 날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활력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어머니가 그 남자의 사랑을 하루 더 받을 수 있다면 제가 받는 이 정도의 고통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 몸의 상처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결국 성냥을 많이 팔지 못한 제 잘못이 큰걸요. 이건 저의 생활이에요. 그뿐이에요.”

소녀는 놀라울 정도로 평온했다. 희생정신에 취해 있는 것도 아니다. 미덕에 취해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저도로 자연스럽고 밝은 표정이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성냥팔이 소녀page. 244

 

이렇게까지 소심한 청년이 주인의 눈을 속이고 주인의 아내와 정사를 벌일 용기를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까지 타산적인 청년이 어떻게 일부러 신변이 위험할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정사에 빠질 수 있는 것일까? 살인의 성page. 284

 

심장은 제거하지 않나?”

흥미로운 눈초리로 미라 기술자의 손놀림을 지켜보고 있던 백작이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질문을 던진다. “심장만은 제거하지 않는 것이 관습입니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의 관습이지요.”

왜 그렇지?”

심장은 생명의 중추이기 때문에 신체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겠지요.” 『살인의 성page. 313

 

여성을 이렇게까지 혐오하고 불신하도록 만든 것, 그것은 대체 어떤 경험이었을까?

여성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여성에 대한 신뢰가 크면 클수록 일단 배신을 당하게 되면 마음의 상처는 보다 클 수밖에 없다. 그런 경험으로 남성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깊을 것이다. 배신당한 그날부터 주인공은 그때까지 여성에게 품었던 동경과 정열을 증오와 혐오로 바꾸게 되지 않을까. page.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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