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어디서 살 것인가
작가 : 유한준
읽은 기간 : 2018년 11월 9일~ 11월 22일
출판사 : 을유문화사
본문 中-
대형 학교 건물 안의 똑같은 교실, 숫자만 다른 3학년 4반에서 커 온 아이들은 대형 아파트의 304호에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살다가 나중에 똑같은 납골당에 나란히 안치될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전체주의적인 공간에서 지내게 된다. 이런 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대기업과 공무원과 대형 쇼핑몰을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 ㅔpage. 29
창의력을 위한 학교라면 저층으로 지어져야 한다. 창의적인 기업 애플과 구글도 캘리포니아에서 만들어졌다.. 동부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나온 사례는 드물다. 캘리포니아는 지진 때문에 고층 건물이 적기 때문이다. page. 42
3미터 이상의 높은 천장이 있는 공간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람 키보다 위로 기능 없이 비어있는 공간이 우리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page. 55
이와 반대로 뉴요커들의 삶은 자신들이 세 들어 사는 작은 방에 갇혀 있지 않다. 그들은 도시 곳곳에 퍼져 잇는 재미난 공간들을 거의 무료로 즐기면서 살 수 있다. 뉴요커들도 1인 가구가 대부분이지만 그들은 외롭다거나 무료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page. 92
내가 차를 소유하면 전국의 모든 도로는 나의 사적인 공간이 된다. page. 99
후드티를 입는다. 이러한 행위는 시선을 차단해서라도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려는 노력이다. 건축적으로 보면 후드티를 입는 사람들은 자신의 공간을 가지기 어려운 도시 빈민들이다. 이들은 어떻게든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선을 차단하고 자신의 영역을 만들려고 한다. page. 102
우리의 주거 공간에 사적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청소년은 편의점과 pc방으로 가고 대학생은 카페와 모텔로 가고, 직장인은 차를 산다. page. 109
현대 도시가 삭막한 이유 중 하나는 도시의 건물에 중간 지대 역할을 하는 ‘사이 공간’(툇마루)이 없어서다. page. 109
쇼핑몰에 대형 서점이나 멀티플렉스 극장이 필요한 것은 변화하는 자연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공간적 특징은 “변화하는 미디어가 자연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page. 125
‘배달의 민족’이 바꾸는 도시
#건물은 이제 사람이 사는 곳만이 될 것 page. 127
현대인에게는 내 신분이 드러나는 골목길보다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쇼핑몰이나 공원 같은 대형 공공 공간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편안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개인주의적 편안함이 사회의 소통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page. 142
무거운 건축물을 남기는 것이 제국의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page. 165
고인돌은 왜 지었을까? 나중에 옆 동네에서 수십 명을 데리고 전쟁하러 온 부족이 있다고 치자. 이때 그 부족의 우두머리가 자신이 건축한 고인돌보다 큰 고인돌이 있는 것을 보면 ‘아, 이놈은 나보다 센 놈이구나.’ 생각하며 전쟁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무거운 돌을 이용한 거석문화는 권력의 상징이다. page. 167
로마인들은 무거운 콜로세움을 건축했고 그것을 바라보는 정복지의 원주민들은 로마 군대가 철수한 다음에도 감히 로마제국에 도전할 생각을 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원주민들은 그런 어마어마한 건축물을 본 적도 건축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page. 169
초일류 기업은 초고층 건물을 짓지 않는다. 이런 정황을 보아 추측하건대, 피라미드를 지은 이집트의 파라오는 근방의 메소포타미아 제국들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진시황제가 만리장성을 지은 것은 자신이 오랑캐라고 폄하하던 북방 민족들을 실제로는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page. 180
과시를 하기 위해서는 건물을 가분수 형태로 지어야 한다.(중국 cctv사옥)
높은 곳에 큰 부피의 덩어리를 올려놓으면 위치에너지가 커져 과시할 수 있다는 원리는 헤어스타일에도 적용된다. 조선 남자의 ‘상투’ 여자의 가채, 영국 신사의 모자나 가발을 예로 들 수 있다. page. 187
건축과 지나치게 연동된 종교들은 신전이 건축된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건축물을 구심점으로 모여야 하는데, 신전 건축에서 멀어질수록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축물 없이 문자 같은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유목 민족의 종교는 전파에 유리하고 건축물이 지어진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적 규모의 종교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모두 각각 성경, 코란, 불경 같은 소프트웨어인 책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들이다.
축구장에 가면 수만 명의 관중이 객석에 앉아 공을 드리블하는 선수를 집중해서 바라보는데, 그 순간 그 선수는 중요한 사람이 되고 그 선수에게 권력이 부여된다. page. 202
권력은 좌우대칭에서 나온다. 베르사유 궁전, 피라미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광화문, 여의도 국회 건축 공간의 좌우대칭 배치는 공간을 하나로 묶어 커다란 존재감을 만들어서 개개인을 스케일상으로 압도하기 위한 건축적 전략이다. page. 209,211
우리에게 제국이 없는 이유는 평지에 높은 건물을 지어 봤자 산이 많아 동등 해질 뿐이었다. page. 218
온돌 때문에 낮은 집 구조(단층) 보일러 이후 2층에 온돌 설치가 가능해 22층 집 구조가 유행했다. page. 220
주거 공간 7가지 특성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변 동물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줄 동굴 벽이 둘러쳐져 있다. 입구는 하나만 있어서 보안상 유리하다. 불을 가운데 두어 보온하였고 음식을 익혀 먹었다. 사람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불을 쳐다보며 쉴 수 있었고, 벽화를 그려서 주거 공간을 장식했다. 지금 대략적으로 살펴본 동굴 주거 공간의 일곱 가지 특성이 이후 농경 사회에도, 산업 사회에서도, 지금의 정보화 사회에도 우리의 주거 공간에 동일하게 나타난다. page. 239
한옥의 형태는 형이상학적인 이유가 아니라 필연적인 이유로 나온 디자인이다. 우선 농경 사회에서는 수확한 벼를 탈곡하고 각종 작업을 할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운데 마당을 두고 주변으로 집을 지었다. 마당에는 잔디가 깔려 있지 않다. 한옥의 마당은 정원이 아니라 작업장이기 때문이다. page. 247
처마의 끝이 올라간 것은 코너의 나무 기둥에 햇볕이 더 들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남쪽으로 갈수록 해의 입사각이 높아져서 위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처마는 더 급하게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보다 위도가 낮은 동남아시아 지역 지붕의 추녀는 더 급하게 올라간다. page. 248~249
모든 디자인은 문제 해결의 결과물이다. page. 249
성경이 귀하니 시청각을 위해 유리에 성경 내용을 그린 것이다. page. 252
자동차의 보급되어 인도가 생기고 이로 인해 쇼윈도가 생겼다. page. 255
실제 삶에서는 어린것을 추구하지만 관광할 때는 오래된 것을 찾는다. page. 264
사거리보다는 삼거리가 항상 중심적인 위치가 된다. 삼거리에는 두 길이 모이는 중심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page. 275
블랙 팬서 “현명한 자는 다리를 놓고, 어리석은 자는 벽을 쌓는다.”
돌궐의 명장 톤유쿠크 “성을 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만드는 자는 흥할 것이다.” page. 297
상부의 하중이 ‘ㅅ’자 모양으로 좌우로 분리되는 구조적인 원리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 원리가 발전해서 나중에 아치 구조가 되고, 아치 구조가 한 방향으로 이어지면 로마 시대에 많이 사용한 ‘볼트’ 구조가 된다. 그리고 아치 구조가 180도 회전을 하면 판테온 같은 ‘돔’ 구조가 된다. page. 337
모든 건축 요소의 근본 원리는 다 자연에서 온다. 그도 그럴 것이 자연이나 건축이나 둘 다 ‘중력’을 이겨 내기 위해 만들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page. 341
정복 전쟁이 급격히 늘어나고 제국이 만들어졌다. 역사상 그 많은 전쟁을 만든 주범이 ‘말’인 것이다. 말은 인간의 공간 이동 능력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 이후에 기차와 자동차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건축에서는 길이 말과 자동차를 도와 이동 공간을 축소시킨다.
‘길’은 인간의 공간 개념을 변화시킨 건축요소다. page. 345
도시의 고밀도화는 신흥 계급을 만들고 사회의 민주화와 진화를 이루어 낸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변화는 ‘온돌과 아궁이’가 분리되면서 시작된 일이다. page. 360
주택에서 방이 늘어나면 호텔이 되고, 거실이 커지면 미술관이 된다. page. 363
한 줄 평 - 건물과 주거공간에 대한 인문학 요소와 저자의 생각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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